멀티장르 호러 RPG 인세인 리뷰 TRPG



[들어가며]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룰 시리즈중 하나인 사이코로 픽션의 신작 인세인입니다.
TRPG에 관심이 있는 분은 사이코로 픽션 시리즈에 대해서 잘 아실테고, 잘 모르시더라도 사이코로 픽션 시리즈의 시노비가미는 들어 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요 인세인은 사이코로 픽션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잘 짜여진 시스템인 바로 그 시노비가미의 규칙을 상당부분 이용하여 호러 장르로 재편한 룰입니다.


[TRPG로 호러하기]
일본에서의 콜 오브 크툴후의 재 주목과 함께 떠오른, 하지만 시도는 훨씬 이전부터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진 호러 장르 RPG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실패한 시도가 더 많았는데요. 인기있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호러 장르가 실패한 이유는.. 그것이 마스터와 플레이어 모두가 공포라는 '강한 감정'을 드러내는 RP를 해야 하는 쉽게 말해 '플레이어를 타는' 장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좋은 사람이랑 하면 재미 없는 룰이 어디 있습니까."

이러한 어려움은 호러 플레이/룰의 경험자라면 거의 대부분 이러한 '플레이어를 탄다' 라는 이유로 호러 플레이는 숙련자가 아니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장르로 초보자들에게는 비추천되고는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숙련자로서도 부담되는 경우가 많은데, 큰 감정의 발현은 그 자체가 큰 갈등의 요소, 큰 이야기의 발단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드러내는 RP의 어려움]
PC가 사랑에 빠진다면 그 사랑의 상대방과는 분명 여러가지로 이후의 전개에 영향을 주거나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야 하기 마련이고, 이 부분이 마스터와 플레이어 모두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것이죠. PC는 사랑에 빠지기 전에/공포에 빠져서 절규하기 전에 자신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 캠페인의 큰 줄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부담을 가지게 되고, 마스터로서는 PC를 사랑에 빠뜨리기 전에/PC를 정신붕괴에 빠뜨리기 전에 PC가 이러한 전개를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합니다.
더하여, 이러한 전개에 대해 어느정도의 암묵적 합의와 동의, 그리고 이해할 수 있는 마스터와 PC간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장면을 스스로 '연기'할수 있느냐, 라고 하는 RP의 문제에 있어서도 사람을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지적이고 냉정한 캐릭터, 혹은 가볍고 밝은 캐릭터가 RP하기 쉽다는 이유로 선택률이 높은 점을 보더라도 RP의 어려움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과 벽 낮추기]
개인적으로 인세인의 기본이 된 시노비가미라는 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플레이어를 감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쉽다는 점이었는데요. 마스터가 배경세계를 만들면 PC들이 체험한다는 느낌이 큰 다른 룰에 비해서 시노비가미는 PC조차도 배경세계의 일부로서 살아가게 만들기 쉬웠습니다. 바로 핸드아웃 덕분이죠.
실제로 플레이어들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 하기는 해도 (부끄러움?) 어느정도 조건이 갖춰지면 대부분은 해 낼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호러 게임에 필요한 '분위기'라던가 다른 플레이어들의 암묵적인 도움, 인정과 같은 부분인데요. 이렇게 어렵게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대신에 시노비가미, 그리고 이 인세인은 핸드아웃을 통해 이러한 RP의 허들을 효과적으로 낮췄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왜냐면 핸드아웃에 너를 사랑한다고 적혀 있으니까!"

TRPG에서 연애나 배틀의 어려운 점 또 하나는 PC와 플레이어를 구분한다고 하여도 이 둘을 완벽하게 구분하여 연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엑? 내가 사랑해? 쟤를?', '이거 뒤통수 쳤다가 삐지면 어떻게 하지?' 이러한 플레이어의 마음 속에 있는 일종의 경계심이나 부담감을 '핸드아웃'이라고 하는 룰적인 기제가 책임을 지고 가져가게 되는 것이죠. '이건 핸드아웃에 적혀 있으니까 하는거야. 나에게 원한을 가지지 말라구.' 같은 느낌으로요.


[인세인에서의 광기 룰]
인세인을 직접 접하기 전에는 이러한 호러 연기에의 부담감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 대해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요. 실제로 룰을 읽어본 감상으로는 광기의 발현이라고 하는 '트리거' 시스템 덕분에 상당히 부담없이 이러한 공포를 연기해 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기존의 호러 시스템들이 이러한 광기의 발현을 랜덤한 부분에 크게 의존하거나, 마스터의 연출, 플레이어의 연기에 크게 의존했던 것에 비해서 인세인에서의 광기 룰은 핸드아웃의 랜덤함과 트리거의 규칙성으로 인해 전략적인 면을 더해주면서도, 플레이어의 부담을 크게 감소시켜줬습니다. RP가 부족한 플레이어는 핸드아웃에 나온 만큼만, RP가 자신있는 플레이어는 자신의 애드립을 더해서 멋진 장면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죠. 더해서 이러한 '광기'가 단순히 캠페인과 시나리오의 분위기를 공포스럽게 만드는데 쓰이는 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게 한 점이 좋았습니다.

"내가! 도끼를 휘두르는건! 마스터의 핸드아웃이 나빠!"


[다양한 장르로의 플레이]
또 하나 룰을 읽으면서 안심한 점이라고 하면, 기존의 리플레이나 소개 같은 면에서 콜 오브 크툴루를 너무 의식한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알 수 없는 공포와 그것의 탐색자(PC)라고 하는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실제로 룰을 읽어 본 느낌으로는 멀티 장르 호러라고 하는 제목에 뒤지지 않게 다양한 호러 장르의 플레이도 가능 할 것 같아서 안심이었습니다.
실제로 시스템 자체는 '쓰르라미 울 적에' 라던가 클로즈드 서클 추리/미스테리 장르에도 적용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라 살짝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음... 그래서 언제 플레이 하게 될지..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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