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 영상


겨울왕국을 보고 왔습니다. 이거 정말 좋은 작품이네요. 엘사가 너무 좋네요. 꼭 한번씩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이야기는 많이 할 필요 없겠고 엘사의 이야기를 해 볼까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엘사는 작중 유일의 마법 사용자로서 어릴적부터 자신의 힘을 숨기고 다른 사람들과 같아질 것을 요구받습니다. 엘사의 마법은 사물을 얼리는 마법으로 어린 나이부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고로 동생을 다치게 할 뻔 한 이후로 힘을 숨기고 살 것을 요구받게 된거죠.

여기서 엘사가 받은 교육중 하나는 장갑을 끼고 자신의 능력을 숨길 것인데, 이 장갑으로 대표되는 다른 사람과 같음을 요구나 자신의 정체성, 혹은 능력을 숨길것에 대한 요구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은유라는 것을 말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저는 본질적으로 이 능력이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장애(의도하지 않은 주변의 고통)나 범죄(타인을 상처입히는것)에 대한것을 떠올리게 되어서 덱스터가 떠올랐습니다.

엘사는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처음의 자신을 숨겨오던 것에서 산으로의 '격리', 감옥에의 '감금', 혹은 '죽음'을 원하는 것으로 자신 그리고 주변의 상태가 변화합니다. 이러한 상태들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엘사의 능력 각성을 통하여 해결이 됩니다만, 그 과정에 있어서 사람들이 보이는 이러한 반응은 범죄나 장애에 대한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일어난 일에 대하여 '해결'을 바라지 '왜' 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점도 볼 수 있죠. 실제로 이야기에서의 '해결'은 엘사의 능력의 변화 및 속성, 즉 해악의 제거가 이루어진 후에 환호하고 기뻐하지 그 전까지는 그 능력에 대해 아무도 긍정적으로 묘사하지 않는것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물론이고 안나 마저도 그녀가 능력을 '잘 숨기거나' 눈폭풍을 '해결' 할 수 있을거라고 믿을 뿐이지 엘사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해한다거나 긍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점도 있었죠. 이런 묘사와 함께 볼만한 것은 트롤의 대사.. 머리에 걸린 마법은 고칠 수 있지만 심장에 걸린 마법은 고칠 수 없다는 말인데요. 이 내용을 범죄와 장애,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주변의 고통과 용서에 관한 내용으로 생각해 보면 머리로서 하는 용서와, 사랑하는 누군가가 입은 피해를 용서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의 '기적적인' 해결을 제외하고 '모든것을 얼려버릴수 밖에 없는' 엘사를 그 자체로 온전히 사랑해주는 기적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겨울왕국은 엘사의 행위에서 과거의 마녀들 같은 파멸적인 악의는 없앴습니다만, 그 이야기의 해결부에 있어서는 오히려 과거 작품에 비해 더욱 (장애인이 장애가 사라지고, 살인자가 죽인 사람이 부활하는것 같은)기적에 기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능력을 숨길것을 요구한 부모님이 엘사 개인에 대해서는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본 사람이란것도 아쉽군요.

엘사가 세상 모든것을 얼리고 자신도 얼려서 결국 죽음으로 이야기를 해결하게 되지 않은것은 과거 이야기에 비해 긍정적인 변화입니다만, 얼리는 엘사도 조금 더 사랑받았다면.. 남주를 하나 더 넣거나 안나가 마지막 장면 이전에도 엘사를 좀 더 가깝게 여겨줬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드는군요.



물론 그냥 제 취향이 '그 상처마저도 사랑해.' 하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그런걸수도 있습니다.

덧글

  • 치롱 2014/01/19 22:39 # 답글

    이 작품의 주제는 자매 간의 사랑이라 남주들의 비중이 적을 수 밖에 없죠.
    엘사가 마법의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을 죽일 뻔 했는데도 끝까지 언니를 믿고 사랑하는 안나가 있죠. 안나는 그것을 알게 된 후에도 정작 별 상관 안 하지 않았나요? 오히려 비밀을 알게 되어서 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죠. 안나야 말로 엘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시수리 2014/01/20 08:58 #

    넵.. 답변을 다는게 필요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나의 포지션은 위의 방식으로 생각해보면 가족애적인 부분에서의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안나의 행동 역시 처음의 사고와 마지막의 해소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아닌 해소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얼음성이 아름답다 부분을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나도 '왜'나 '이해' 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가자', '겨울을 끝내줘'에 집착하는 바람에 추가적인 사고나 엘사의 마음의 벽(거인으로 대표되는)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죠.

    저는 이 장면에서 안나가 엘사 없이 돌아가는 것을 택한 부분이 가장 부자연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만..
  • 지나가다 2014/01/20 12:00 # 삭제 답글

    삭제된 노래나 남은 노래 가사에서 판단해 보면, 처음에는 좀 더 자매간의 갈등을 부각시키는 스토리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홀로 갇힌 채 능력을 다스리면서 여왕으로서 교육을 받는 엘사라던가, 모든 것이 완벽한 언니의 '스페어'로서의 자기 자신을 자조하는 안나라던가...

    그런데 그런 '설득력이 필요한' 잔가지를 다 쳐내고 나니 이런 줄거리만 남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저런 설정을 보여줬더라면 렛잇고도, 안나의 사랑놀음도, 마지막의 화해도 좀 더 개연성이 생겼을 것 같은데 말이죠.
  • 시수리 2014/01/20 15:33 #

    저는 원래 시나리오는 엘사가 죽고 안나가 봄의 마법 비슷한것에 눈을 떠서
    (진정한 사랑의 힘으로) 봄을 돌려놓는 전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죽음으로 화해하는 전개라면 좀 더 쉽고 전통적인 줄거리에 가깝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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