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dom 일일플레이 후기 TRPG

안녕하세요. 시수리입니다.

이번에는 좀 땡깡을 부려서 플레이어 참가를 했는데 역시 좋군요.
가끔은 이렇게 양인들의 선진 RPG를 접해야 합니다.



천국에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옥에 가는 길을 잘 아는 것이다.

우선 룰 이야기를 하자면 이 킹덤이란 룰은 소수의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플레이어들이 정하게 되는 RPG입니다. 저 보다는 위시송님의 글을 보는 것이 더 좋겠지요.
(위시송님의 킹덤 글 : http://cafe.naver.com/trpgdnd/42144)
소수의 공동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 해 본 결과 다수가 있는 공동체(국가 같은)라고 하더라도 소수에 의해서 나아갈 길이 결정 될 수 있다면 충분히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평이 좋았기에 상당히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더 좋았습니다.


우리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정치인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아니면 가장 악랄한 범죄자로.

킹덤은 주사위 굴림이 없는, 스토리가 중시되는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의 장점은 랜덤성이 줄어들고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집중하기에는 좋지만, 플레이어간의 일종의 합의가 되지 않으면 그 재미를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각자가 자신을 희생하고 승리라는 재미를 포기해 멋진 이야기를 만드는 재미를 노릴 수 있지게 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게임은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이러한 개인(플레이어 각각의)영달 추구와 더불어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재미까지 주고자 합니다. 간단한 선택을 통해서요.


내가 천하를 등질지언정 천하가 나를 등지게는 하지 않겠소.

이 게임에 나온 세가지 역할은 단순하지만 서로가 각각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모든 역할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개인으로서의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 목적에 따라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갈림길에서는 하나의 길만 택할 수 있고, 각 플레이어간의 목적이 충돌할 경우 서로는 대립하기 시작합니다.

권력자는 일이 틀어질 경우 상대에 대한 개인적인 보복을 명령합니다.
관측자는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닥쳐올 재앙을 예고합니다.
여론은 결정에 대해 불만으로 조용히 끓어올라 넘치는 순간 게임 자체를 끝낼 강력한 힘입니다.

각각은 다루는 힘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하는 말은 하나입니다.

-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험한 꼴을 보여주겠다.


천하의 다스림이란 군자가 여럿 모여도 이루기에는 부족하나, 한 사람의 소인일지라도 망치기에는 족하다.

이 게임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이 원하는 선택지를 선택하면 따라올 희망찬 미래를 제시하는것과 반대로의 상대의 선택지가 따라올 끔찍한 파멸을 예언하는 것이죠. 첫번째는 공동체를 발전시키지만 상대를 설득하기 어렵고, 두번째는 더욱 직접적입니다. 너는 이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지를 고를 것이냐. 바로 '희생의 각오'를 묻는 것입니다.

제가 느낀 이 게임의 본질은 공동체의 나아갈 길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따른 구성원간의 대립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공동체의 파멸입니다. (PC의) 개인적 욕심을 채우다 보면 상대에 대한 저주가 쌓이고, 이 저주는 결국 공동체에 대한 해악으로 돌아옵니다. 플레이어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이야기는 자연적으로 비극을 향해 가게 되는 것이죠.


뒷날 만날 것을 어찌 기약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모든 플레이어가 이렇게 (저처럼)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행동한다면 훌륭한 지옥도가 펼쳐지겠지만, 이번 플레이에서 공동체가 무사히 유지 될 수 있었던, 그리고 개인에게는 좋지 않더라도 공동체에는 좋은 결과로 귀결된 것은 다른 분들의 좋은 RP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좋지 않았나 하는데, 자신(PC)의 개인적 욕심을 위해 파멸로 가는 공동체가 나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로서의 욕심을 버리고 과연 자신의 캐릭터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좋은 플레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전복의 위기에 사면령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전원의 엄지가 위로 올라가는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짜릿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요. 이 맛에 RPG를 하는거 아니겠어요.


저 달은 비록 작으나 온 천하를 비추는구나

플레이를 해보고 싶으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꼭 한번 (졸라서) 플레이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범용 룰도 아닌 것이 온갖 장르를 다 플레이 할 수 있고, 스토리게임인것 같지만 PC 각각의 경쟁을 유도하고, 그러면서도 합의로 이야기를 만들고, 희생과 선택을 기쁜 마음으로 하게 해 주는 룰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한국에서 가장 사악한 RPG 플레이어를 모아 WoD 뱀파이어 정치 암투극을...

덧글

  • 애스디 2014/02/17 12:52 # 답글

    우왕.. 무척 해보고 싶어지는 후기네요. 언제 사봐야겠어요. ㅋ
  • 시수리 2014/02/17 22:00 #

    저는 어제 구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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